기획 2013.04.03 21:42

잉여로운 예언들 (잉집장)



<나는 가수다 시즌2>에 출연한 가수 박미경 씨.
이 방송에서 그는 "역시 백수단 선배님 완전 무대를 뒤집어놓으셨다"라는 유행어를 제조했다.




역시 종말론 선배님 완전 지구를 뒤집어 놓으셨다

한국인들은 비교적 무심한 듯 시크하게 넘어갔지만, 종말론은 지구촌 일부를 뒤집어 놨다. 지난 해 (벌써 2012년이 지난해가 됐다.) 1221일 중국에선 지구멸망을 주장한 종교인 1000여 명이 구속됐다. 프랑스 남부의 뷔가라슈에는 10만 여 명의 사람이 집결했다. UFO 연구자(?)들 뷔가라슈 산을 이 외계인의 집합 장소로 여겨왔는데, 이들은 지구 멸망의 날 외계인들이 지구인 보존 차원에서 뷔가라슈 산 인근 지구인을 UFO에 실어 외계로 데려간다 말했고, 10만 여명의 사람들은 그걸 믿었다. 하지만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고 덕분에 월간잉여 1월호도 발간될 수 있었다.


1999년에도 지구촌은 종말론으로 시끄러웠다. “1999년 일곱 번째 달,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 앙골모아의 대왕이 부활하리라. 화성을 전후로 행복하게 지배하리라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그 근거였다. 여기에 Y2K라 불리는 밀레니엄 버그에 대한 두려움까지 겹쳐져 지구촌은 혼란과 공포로 가득 찼다. 하지만 역시 낚인 거였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초월적이고 초인적인 세계와 현상에 대해 호기심이 종말론에 낚이도록 만든다고 지적한다. 이에 더해 현실 세계가 타락했다고 느끼는 사람 및 사회가 지나치게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사람의 경우 세상이 종말을 맞을 만도 하다고 여기며 종말론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예언의 근거

예언豫言의 사전적 정의는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알거나 짐작하여 말함이다. 그렇다면 예언가들은 무슨 근거로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알거나 짐작할까? 2012 종말론은 마야의 달력을 근거 삼았다. AD300에서 AD900년에 전성기를 이뤘던 마야 문명은 천문학이 유난히 발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마야 문명에서 사용했던 달력에 20121221일까지밖에 없었다고. 199년 종말론은 노스트라다무스의 말을 근거로 했다. 노스트라다무스 역시 별의 이동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시를 썼다. 마야의 달력 역시 천문학을 기반에 둔 것임을 보면 미래를 아는 하나의 유력한 방법은 천문학인 것 같다. 이밖에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알거나 짐작하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잉여력을 발휘해 조사해봤다.

 


사주(四柱) 풀이

대부분 생년(生年), 생월(生月), 생일(生日), 생시(生時)를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로 분석해 나무, , , , 흙 의 다섯 가지 기운의 배합률을 알아내 점을 친다.

 


육효(六爻) a.k.a 거북점

작은 통을 흔들어 그 안에 있는 막대를 뽑아 점을 친다. 옛날 거북이 등껍질에 팔괘를 그려 통을 만들고 대나무로 만든 막대기를 넣어 흔들어 뽑아 점을 친 것에서 육효, 거북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꼬부기



예지몽이라고 한다. KBS2 [스펀지2.0]은 예지몽을 꾸는 주세리노에 대해 방영한 바 있다. 그는 20019.11테러,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쓰나미,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등의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이와 관련된 꿈을 꾸고 해석해 예언하는 편지를 사건에 해당하는 개인, 정부에게 보냈다고 주장한다.

 

타로카드

타로카드에 쓰이는 카드는 메이저 아르카나(Major Alcane) 22장과 마이너 아르카나(Minor Alcane) 56장으로 이뤄진다. 상담자는 이 중에서 무작위로 카드를 뽑고, 점술인은 뽑힌 카드를 해석하며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알거나 짐작하여 말한다. 덱의 종류와 스프레드의 종류, 그리고 카드를 뽑아 놓은 방향(정방향, 역방향)에 따라 해석과 의미가 달라진다. 독자위원회 측쿠시가 월간잉여 성탄 겸 송년 모임에서 타로카드 점을 본 적 있다. 측쿠시의 타로카드 적중률에 대해 측쿠시의 카드해석을 들었던 이들의 제보를 기다린다.


이름궁합

이름 궁합을 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의 이름을 번갈아 적고 그 밑에 글자 획수를 적는다. 꺾일 때 마다 한 획으로 센다. 이후 양 옆 두 수를 더한 숫자를 그 밑에 쓰고 또 같은 방식으로 더해 내려가고. 그렇게 최종 숫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한다. 설명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다음 그림을 참조한다.

 

 



 '고함 20' 제공



대통령 후보자들의 이름과 청와대와의 이름 점을 본 결과 15대 대통령 선거부터 17대 대통령 선거까지는 이름끼리의 궁합이 높은 사람이 대통령이 됐었다. 하지만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 법칙이 깨지고야 마는데.

 


경험

어떤 사람의 언행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 대상의 미래의 언행이 어떨지 미리 짐작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 전 양자토론 때 대화의 맥을 놓치고 말을 어눌하게 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앞으로 박 당선인이 말을 잘 하지는 못하겠구나, 미리 짐작할 수 있다.

 


신점

말 그대로 신()을 받아 모시면서 그 신의 입을 빌어 상담자의 현재 상황과 문제들을 읽어내고 조언해주는 형식이다. 이들은 대부분 생년월일 같은 정보 없이 얼굴을 마주하고 곧바로 점을 친다. 신은 인간에만 내리는 게 아닌가보다. 독일 오버하우젠의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에서 20101026일까지 살았던 문어 파울(Paul)UEFA 유로 20082010FIFA 월드컵에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패 여부를 높은 확률로 맞춰 유명했다. 2010년 월드컵 때는 무려 8경기 연속해 승리팀을 맞췄다.

 


그런 거 없고 그냥 막 던짐

펠레가 여기 속하는 것 같다. 펠레는 예언계의 잉여다. 문어보다 못하다. 1966년 펠레가 잉글랜드 월드컵 때 우승 후보로 꼽은 직전 대회 우승팀이자 소속팀 브라질은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이 4강에 오르자 펠레는 한국이 결승에 오를 것이라 예언했는데,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국은 준결승에서 독일에 0-1로 진다. 한일 월드컵에서 그가 우승후보로 꼽았던 프랑스는 무득점에 12패라는 전적을 거두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고 조별 예선도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고 혹평했던 브라질은 7전 전승으로 우승컵을 안았다. 펠레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한국의 16강 진출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선 16강 좌절을 예측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예언이라기 보다 저주라고 느껴지기에 입을 다물어 주길 바라는 사람도, "펠레를 팰래"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듯. (글 잉집장)

 




해맑은 펠레. (출처: 위키백과)





※ 월간잉여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