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2013.05.15 19:04

애독자들이 돌아본 월간잉여 1년

부제: “<월간잉여><무한도전>처럼 되지 말라는 법 있음?”


본격적자잡지 <월간잉여>2월을 기점으로 창간 1주년을 맞이한다. <월간잉여>(이하 월잉’)에 대한 애정으로 300잉에 가입하고 매달 글을 써내고 각종 오프라인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는 호갱들 아니 독자위원들(다은, 잉모, 잉싹, 지성, 진수, 측쿠시)은 월간잉여 1주년을 기념해 지난 한 해를 평가하고,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리 김진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게 월잉의 가장 큰 매력

지성: 잡지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 그 분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가 없었는데, 월잉이 해소시켜 준 거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월잉은 한 가닥 빛을 줬다고도 할 수 있겠다. 다만 이제는 독립잡지로서 어떻게 더 발전시켜야 하는지 고민해야 될 시점이다.

잉모: 독자와 함께 발전하자는 뜻인가? 1년이 지난 이 시점에 해야할 논의 주제인 것 같다. 구체적인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진수: 결국 자본이다. 사실상 광고는 힘들고 후원을 또 받기도 걱정된다. 계간지로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고민이고, 웹진으로만 가면 가독성마저 떨어지게 될 것이다. 우선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측쿠시: 사실 잉집장의 재량에 달렸다. 잉집장이 현재 진로를 바꿀 수도 있고.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지성: 그래도 장기적인 계획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잡지의 지향점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월잉을 보면 사실 지면은 늘어났지만 주제와 나머지 원고들이 좀 정리되어 있지 않은 느낌이다. 형한테 보여주니 이 잡지가 지향하는 것이 정확히 뭐냐. 그냥 너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거냐라고 묻더라.

진수: 보통 테마에 관한 글은 적다. 기고가 대부분인 현실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기고자 역시 반드시 테마에 맞춰서 글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테마와 관련된 글이 많아야 한다.

잉모테마관련 원고도 중요하지만, 월잉만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지금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지속되는 것도 좋긴 하지, 독자위원회가 잉집장한테 그걸 강요할 수는 없다.

다은: 월잉 독자층은 소위 잉여기간을 거치고 있는 재수생, 대학교 3,4학년생, 혹은 취준생들이 많다고 생각되는데, 잉집장도 취업을 해야겠지만, 월잉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사실 취준생들이 직접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차라리 잉집장을 공모해서 1년에 바꿔가면서 하는 것은 어떨까? 한명이 오래 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고, 누군가 평생 할 수도 없는 일이다. 1년마다 잡지 스타일이 달라지면 그것도 월잉스타일이 될 수 있다.

지성: 좋긴 한데, 아무래도 잡지일이라는 것이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보니 돌아가면서 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성태: 재수생시절 교재를 사러 서점에 갔다가 월잉을 발견했다. 이름이 눈에 띄어서 대충 읽어봤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그 짧은 순간에도 공감이 많이 됐다. 혹자는 월잉이 루저판 <좋은생각> 이다.’ 라고 말하기도 하고, 페북에 올린 크리스마스 이벤트 광고에도 다른 곳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이벤트다.’ 라고 누군가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월잉이 커지면서 그만큼 책임감도 커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측쿠시: 사실 책임감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 책임감이 너무 커져버리면 대신 재미가 사라진다. 재미가 살아지면 지속이 안 되더라. 나도 예전에 대안언론을 만든적이 있는데, 너무 책임감을 가지고 하다가 한번만 내고 포기했다. 부담 때문이었다. ‘재미하나로 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다은: 책임감을 요구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독자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성: 찡찡의 사과맛 동거 이야기가 정말 감성적이었는데, 그런 글들을 보면 월잉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은: 다단계나 호스트바 이야기를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창피할 수도 있는데, 기고자들은 당당하게 썼다. 이런 글들은 월잉이 아니었다면 블로그에 끼적거리다가 말았을 수도 있다.

진수: 사실 현재 기고할 수 있는 매체는 많다.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다양한 독립매체가 많은 것이 사실인데, 기고자들이 월잉을 선택해줬다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다.

잉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새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우리 모두의 월잉이 됐다. 아무조건 없이 기고하는 분들을 위해 독자위원회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 기고자한테 가장 좋은 건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

측쿠시: 나는 월잉이 연대라고 생각한다. 월잉을 처음 접했을 때, 역시 취준생이나 소위 지위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장 눈에 띄었다. 사실 잉여에 대해서는 보통 학자나 언론을 통해 가공된 이야기가 많았다. 정작 잉여스스로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걸 읽고 나 역시 용기를 얻었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서 기고도 하고 독자위원회도 하게 됐다. 이제는 사회적인 성과물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현실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거나 사람들도 끌어 모으고, 황당한 정책이라도 좋다. 이제는 오프라인으로 나가도 좋을 거 같다.

잉모: 월잉이니까 한 달에 한 번씩 잉여적인 활동을 한 사람을 선정해 표지로 비꼬는 것도 좋겠다. 선정된 이유와 함께 말이다. 이상한 행태로 언론에 비친 사람들을 꼬집는 거다.

측쿠시: 영화 <청춘유예>의 안창규 감독은 월잉을 읽고, 집에서 쓴 글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제는 잉여의 생활을 좀 더 밀착 취재해봐야 하지 않을까.

잉모: 월잉자체가 1인칭 시점이 많다. 다른 잡지에서는 보기 힘든 구조인데, 이걸 월잉의 특색으로 살려나가야 한다. 현실과 엮었던 기고글로는 이현석의 잉여 건축물같은 스타일이 좋았다. 잉지와 여경의 정규직이 쉬는 사이에도마음을 울렸다.

다은: 김경민의 빚 권하는 사회’. 이게 진짜 자기이야기다.

측쿠시: 사실 월잉에 기고할 정도면 실질적으로 엄청난 잉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잉여가 글 쓸 여유가 어디에 있나. 그래서 앞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진짜 잉여를 취재하고 싶다.

 

월잉의 지향점: 균형적인 시각 그리고 웃음

진수: 매달 테마선정 하는 것이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는 시의성을 고려해보자.

지성: 어떤 테마가 선정되어도 원고 내용이 너무 정치적으로는 가지 않았으면 한다.

측쿠시: 동의한다. 월잉이 너무 진보적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잉집장의 글 속에 이미 다 들어나 있긴 하지만 (웃음)

다은: 정치적인 성향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뉘앙스는 지양해야 한다는데 나도 동의한다.

지성: 1월호에 있었던 백철의 박근혜 시대에도 저는 별 일 없이 살 겁니다.”처럼 균형 잡힌 글이 좋았다.

진수: 역시 월잉은 역시 웃음을 줘야 한다. 가뜩이나 내용도 우울한 게 많지 않은가. 그리고 요즘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인데, 웃음마저 없으면 사람들의 손길이 가지 않을 것 같다. 예전 같은 웃음이 필요한 시점인데, 사실 잉집장도 좀 지친 것 같다.

잉모: 잉집장의 유머에는 맥락이 있다. 블랙유머, 디스 그리고 반전(일동 웃음) 유머로만 치면 난 창간호를 꼽는다.

진수: 4,5,6월호다. 빵빵 웃으면서 세 권을 한 번에 독파했다. 그리고 그 웃음으로 힐링을 받았다.

지성: 그 당시 기고자들은 자의에 의해서 시작하신 분들이었고, 그 이후는 글을 읽고 기고하신 분들이 꽤 있을 텐데, 아무래도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용기내서 쓴 이야기가 많아지다 보니 유머도 약간 줄어든 것 같다.

진수: 난 정말 6월호가 그립다. 미술대회 참가자 사진 뒤에 있었던 반전. 역사상 월잉 최고의 웃음을 선사해줬다.

측쿠시: 정말 그건 최고의 편집력이었다.

다은: 우리엄마도 빵 터졌다.

잉싹: 표정하나 안 바뀌고 썼을 것 같은 느낌이다. (6월호의 대한 찬사는 계속됐다)

측쿠시: 아무래도 기고하는 분이 처음부터 위트가 있는 것이 가장 좋다. 1월호를 예로 들자면 박잉여의 동생분이 말한 닭터와 포닭처럼? (웃음)

잉모: 기승전병인 현실적이고 진지한 이야기를 하다가 웃으면서 마무리하는 것. 그게 월잉이다. (웃음) 그런데 월잉독자인 한 선배가 요즘 월잉은 9시 뉴스보다 현실적이다.” 라고 이야기했다. (다들 웃음) 고정적인 위트가 보장되어야 할 시점이다.

잉싹: 대선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다은: 잉여라면 세상의 큰 이슈에 흔들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맞으면 맞는대로. <나꼼수>도 정봉주 의원 구속 후 많이 다운되지 않았나?

진수: 11월호 이후 웃음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임팩트가 컸다.

측쿠시: 독자위원회부터 글을 재미있게 쓰도록 노력하자. 우리가 몸을 불살라서 반전과 위트, 그리고 드립을 연마하자.(웃음)

 

월잉도 무도처럼 될 수 있다능

진수: 이런 이야기도 월잉이 지속이 안 되면 소용없는 일이다.

잉모: 독자위원회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잉집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진수: 사비로만 만드는 독립잡지도 많은데, 월잉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300잉에 가입했다. 응원과 후원의 의미일 것이다.

지성: 처음에는 누가 300잉클럽에 가입할까생각했다. 잉집장에게 가입이 저조하면 어쩌냐고 물어봤는데, 잉집장은 잘 안되면 월잉을 접어야 된다고 이야기했다. 안타까웠다.

다은: 잉여는 보통 자기 혼자라고 생각하고 골방에 박혀있는 경우가 많은데 (웃음) 주변 찾아보면 많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마지막 학기에 이수학점을 착각해, 1학점을 위해 한 학기를 더 다녀야했다. 한 때 조기졸업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나였는데. 그때 월잉을 만나서, 세상에 실수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고 위안을 얻었다. 무조건 지속돼야 한다.

잉모: 이야기를 다 듣고 보니, 결론 한 지점이다. 월잉의 지속이다. 나 역시 기고글에서 월잉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위트가 계속 있어야 한다고 잉집장한테 말한 적도 있다. 결국 월잉은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줘야 할까?

측쿠시: 기고자에게는 피드백을 주고, 독자위원회는 글의 반전을 위해 짤방과 위트를 연구하고. 질 높고 참신한 유머까지 생각하면 된다. 잉집장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은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300잉클럽 회원들은 가족, 친지, 친구에도 회원가입을 강권해 달라.(지금은 300잉 클럽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잉집장 주-)

다은: 주변에 잉여라는 단어자체를 싫어하는 분들도 많다. 일종의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지성: 우리가 느끼는 것과 30대 이상이 느끼는 것과 좀 다른 것 같다.

다은: (기성세대가 느끼는 잉여는) 음지에서 좀 찌그러져야 있어야 한다는 느낌적인 느낌? <월간잉여>가 찌그러져있지 않고 잉여를 제목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웃겼다.

잉모: <무한도전>도 처음에는 촌스러운 이름이었다. 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와 거기서 끌어 나오는 캐릭터에 성격을 부여하면서 성공했다. 월잉도 그렇게 차근차근 해나가면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위트도 역시 한 몫 했다.

지성: 6명의 잉여들이 무한한 잉여짓을 하지 않았는가. <무모한도전>시절에 지하철이랑 달리기내기까지 했었는데, 이렇게 성공했다. 월잉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끝>

 





열변을 토하는 지성 님






※ 월간잉여 11호(창간 1주년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