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터뷰 2013.06.11 13:20

'차진 남자' 엉덩국 잉터뷰

2010년 11월 10월, ‘엉덩국’이라는 닉네임의 소년은 한 온라인 게시판에 본인의 창작물을 올린다. 처음에는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찰지구나.”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등의 대사는 공중파 프로그램 자막에 등장할 정도로 유행어가 됐다. 그런데 잠깐. “찰지구나”는 표준어가 아니다. “찰지다.”는 경상도, 전라남도 지역에서 쓰이는 “차지다”의 방언이다. 퍽퍽하지 않고 끈기가 많다는 뜻이다. 


엉덩국(본명 김영태)은 차졌다. 퍽퍽하게 굴지 않고 잉터뷰 요청을 받아줬다. 거의 매일 그의 블로그에 올라오는 작품을 보면 끈기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다음은 지역 간 거리로 인해 서면으로 진행된 그와의 차진 잉터뷰다.
페이지를 펼칠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덮을 땐 아니란다.







잉집장: 당신은 잉여입니까?
엉덩국: 저는 잉여입니다. 잉여중에서도 탑 클래스라고 자부합니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잉여를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고 놀고만 싶은 못된 근성이 박혀있는 꿈도 희망도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부하기도 싫어하고 롤(온라인 게임 ‘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oflegends)’의 줄임말)도 실컷 하고 롤하다 질리면 만화를 그리는 못된 근성을 가지고 있는 잉여입니다.


대개 돈이 안 되는 짓을 잉여짓이라고 합니다. 돈도 안 되는 잉여짓을 계속하게 만드는 요인은 뭘까요?
저는 만화 그리려고 정성에 정성을 다하는 노력파는 아니에요. 하지만 가끔 제 비루한 만화를 (블로그에) 올렸을 때 고맙게도 제 만화를 봐주시는 분들의 “ㅋㅋㅋ” 댓글은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어요.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기분 좋은 반응들을 볼 때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가치를 느껴요. 그게 아무리 기분 나쁜 댓글이 많더라도 절대  (블로그의) 댓글창만은 닫을 수 없는 이유에요.


“찰지구나”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엉덩국 시리즈’를 만들게 된 계기와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엉덩국 시리즈라고 말씀하시면 덩국맨 이야기가 포함된 게이를 주제로 한 만화 말씀하시는 거겠죠? 사실 계기라고 할 건 딱히 없는데 그 당시 ‘빌리 헤링턴’ 이라는 게이포르노의 거장이 인터넷에서 많이 유행됐었는데 그 이미지를 보고 다른 경우처럼 그걸 소재로 만화를 그렸을 뿐이에요. 그런데 그게 많은 인기를 끌더라고요. 그래서 후속작도 계속 그렸는데 그 만화들이 엉덩국의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만화들이 된 거죠.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블로그에 글과 그림을 그리시기도 했습니다.
사실 부끄럽지만 덩국맨 시리즈를 그릴 땐 멋도 모르고 철없이 유행 따라 만화를 그렸던 거라 그게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미지 왜곡이나 비하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죠. 나중에서야 많은 분들께 비판을 받고 제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 성소수자들에 대해서 많이 조 사해보고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사죄하는 마음으로 동성애자의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그림을 그리고 자료를 올렸던 거죠. 많은 분들이 저에게 게이냐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게이가 아니에요 ㅠㅠ 그렇다고 동성연애를 반대하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에요. 동성애는 자연스러운 것이니까요.



*그는 블로그 http://blog.naver.com/undernation에 ‘게이에 대한 오해 부수기’폴더를 만들어 관련 자료를 올리기도 했다. 다음은 그가 직접 그려 올린 만화의 일부다.










‘차별금지법’ 입법이 철회됐습니다.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사안인데요.
차별금지법 입법 철회에 대해서는 좀 화가 날 정도로 이해가 안돼요. 얼마 전 실제로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자들이 늘어날 거라는 어이없는 주장을 듣기도 했는데…. 과연 성소수자 차별과 인종차별의 차이점이 뭘까 싶네요.


(중략)


10년 후 엉덩국님은 무엇을 하며 먹고 살 것 같나요?
워낙 인생을 잉여스럽게 막 살다보니까 꿈도 희망도 없는 저로서는 뭘 먹고살지 고민이네요. 입에 풀칠이나 하고 살면 좋으련만… 너무 암울한 것 같아서 다시 말씀드리자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엉덩국’ 과 조금이나마 관련된 일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잉집장 주: 말이 씨가 됐는지 잉터뷰 후 엉덩국님은 티스토어에서 만화 연재를 시작하게 됐다.)






※엉덩국터뷰 전문은 월간잉여 13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