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터뷰 2013.10.25 14:24

SNL 코리아 작가 유병재

니 여자친구 못생겼어

조금 거칠게 말해서

씹다 버린 개껌같이 생겼어

니 여자친구 못생겼어

모른 척하고 싶겠지만

손으로 만져봐도 알 수 있어

칼로스테베즈, 흥선대원군, 사육신 성산문, 삽살개, 흰수염고래, 깐깐징어

다 걔보다 이뻐

니 여자친구 못생겼어






 

직접 작사·작곡·노래·출연을 맡은 UCC '니 여자친구 못생겼어'로 세상에 알려진 유병재는 그의 UCC를 본 <유세윤의 아트비디오> 제작진으로부터 섭외 요청을 받고 <아트비디오>의 조감독으로 출연해 뺨을 맞았다. 뺨을 맞은 횟수에 비례해 지명도도 높아져갔던 유병재(25)는 지금은 방송의 출연진이 아닌 제작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SNL 코리아의 작가 유병재 씨를 월간잉여 자매 웹진 여잉추(ingchu.com)의 운영자 문라니(가명, 20대 여성)와 함께 만났다. 문라니와 유병재 씨는 구면이였다. 유 씨가 SNL KOREA의 작가가 된 뒤 처음 유 씨를 만난 문라니는 수척한 그의 모습에 도대체 방송국놈들이 무슨 짓을 한 거냐며 놀라워했다.

 

문라니(이하 ’) 예전에 만났을 때 SNL 작가 하고 싶다고 하더니 결국 됐다.

유병재(이하 ’) 그때 당시에는 막연히 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지 어떻게 될 수 있는지 방법도 모르고 있었다. <아트비디오>가 끝나고 PD님께 관계자 면접을 볼 수 있겠냐고 문의 드렸다. 만난 자리에 내가 만든 작품들 포트폴리오를 전달했고, 다음날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다.


문: 그런데 작가 하면서 고생하나보다, 많이 피곤해보인다.

병: 사실 잠을 잘 못자긴 했다. 6일 일하며 쉴 틈이 별로 없다.


문: 일주일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

병: 월요일 오후 두시쯤 회의를 시작하고 화요일부터는 대본 작성에 들어간다. 이후 계속 작성과 수정을 반복해 토요일 자정에 쇼가 끝난다. 뒤풀이까지 하면 새벽 두세 시다. 이걸 매주 계속 반복하다보니 몸이 좀 축난다.


문: 방송국놈들이 착취하는 거 아닌가?

병: 아직 안 그만 둬서 뭐라 말을 못하겠다.


문: SNL에서 매주 아이디어 내는 거 힘들지 않은가?

병: 요즘 좀 바닥났었는데, '조별과제잔혹사'는 괜찮았던 것 같다. 감독님이 잘 찍어주셨다.

문 작가하기 전부터 유투브에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걸 즐겨했었는데.


잉집장(이하 ’):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도 하는가?

병:  보기는 하는데 글을 쓰지 않는다. 로이킴, 크레용팝 등을 보면 사람이 뜨고 지는 건 한 순간 같다. 그래서 글 쓰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많다. 자기 검열하는 스타일이다. 겁이 많다. 일베는 안 간다. 거기는 정서가 좀 안 맞는 것 같아서.


잉: SNL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정치풍자코미디를 하지 못하고 사회적 편견에 기댄 안일한 개그를 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었다. 이 점에 인지하고 있는지?

병: 인지하고 있는데, 회사 사정과 관련돼 있어 그것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건 조심스럽다.


문: SNL하면 섹드립인데, 수위는 어떻게 맞추나?

병: 작가가 14~15명쯤 되는데 내부에만 얘기하다보면 자꾸 수위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국장님이랑 말하면서 수위를 맞추고, 또 신동엽 씨도 의견을 많이 낸다. 신동엽 씨가 그런 감이 좋다.


문: SNL을 하다보니 개인 영상을 만들 여력이 되지 않나보다. 요즘 독립적으로 만드는 영상 업데이트가 더디다.

혼자 할 때는 허락 받을 필요가 없었는데 작가는 허락을 받고 하는 해야 하니까 처음에는 그게 좀 싫었다. 난 예술하고 싶은데검사 받는 게 무슨 예술이야?” 싶었다. 그래도 이제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 좋으면 안되니까독립 아티스트가 멋있긴 하지만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면 혼자 딸치는 걸 수 있지 않은가? 그런 걸 공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잉: 아이디어를 준다든지, 도움을 주는 친구들은 없는가?

친구들이랑 얘기를 하긴 하는데대개 도움이 안 된다. 가끔 휴대폰으로 아이디어를 준답시고 문자를 보내는데, 예를 들어 문자로 거짓말탐지기’, 이렇게 단어만 보내는 식이다. 이걸 거면 그냥 안 도와주는 게 낫다.


문: 마음고생이 심한가 보다. 원래 노안이었는데 더 늙었다.

병: 콧수염 때문 아닐까? 콧수염은 특색 없는 내 얼굴에 특색을 가져다 줬지만 노안도 안겨줬다.


잉: 콧수염을 기르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

병: 특별한 계기는 생각나지 않는데. 슬램덩크에서 강백호 친구 중 콧수염 난 캐릭터를 좋아하긴 했다.







문: SNL 작가만 하고 프로그램 출연은 하지 않을 건가? 나는 님 연기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병: 난 아직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제작 · 출연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 50년 정도는 콘텐츠 제작의 길을 밟고 싶으니까.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급하게 뜨면 급하게 지니까, 배우면서 천천히 승부하겠다는 생각이다. 길게 보고 있다.


잉: <방송의 적>은 어떻게 봤나. 거기서 존박의 역할이 <아트 비디오>의 유병재 씨 비교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병: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존박이 훨씬 더 인기 있으니까 비교가 불가하지 않을까. 인기 있는 사람이 짱 먹겠지.


잉: 스스로 잉여라고 생각하나?

병: 워낙 바빠서 잉여라고 생각이 들 틈은 없는 거 같다. 잉여는 아닌 것 같다.


문: 카카오톡 게임을 깔 때 마다 님이 1등이던데.

병: 그냥 재미로 몇 번 했던 건데. 목숨 걸고 했던 건 아닌데, 그렇게 보일까봐 좀 창피하다.


문: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편의점에 있는 나무젓가락을 걸어뒀던 적이 있다. 무슨 뜻이었다.

병 그때그때 한 번씩 쓰이고 버려지는 편의점 나무젓가락처럼 쓰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인다.  소비되고 말지 않겠다는 거다. <살인의 추억> 박해일이 이런 대사를 쳤던 걸로 기억한다. “시발, 나는 그렇게 안 될 거야!”


잉: 지금 당장 연기를 하는 것보다 제작과정을 배우고자 좀 더 힘쓰시는 것도 그런 의지 때문인가? 연기만 하는 캐릭터로 소비되지 않고,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힘을 가지는 사람이 되자 하는.

병: 그런 부분이 있다.


문: 카톡으로 굉장히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한다.

병: 카톡은 병신들의 소통창 같은 거다. 그래서 요즘 생각하는 아이템 중에 이런 것도 있다. 민준국 같은 남자가 광분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너무 빡친 그는 주머니를 주섬주섬 뒤진다. 마치 칼을 꺼내 찌를 기세다. 그런데 알고보니 휴대폰을 꺼내서 카톡 사진과 문구를 화가 난다고 바꾸는 것이다.


문: 웃긴 얘기를 하는데 얼굴에 웃음기가 없다. 요새 사는 게 즐겁지가 않은가? 요새 님을 즐겁게 하는 것으로 뭐가 있는가?

병: 하나도 없다.


문: 연애는 하는가?

병: 지금은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 마지막 연애 2년 전. 2011년 이후 하지 못하고 있다.


문: 연애의 끝은 주로 어떻게 됐나?

병: 한 번 빼고 다 차였다


문: 왜 차였나?

병: 여자들이 안 알랴줌

 

*유병재씨 잉터뷰 전문은 월간잉여 제14호에서 보야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