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2012.07.06 00:39

[4월호 리뷰]잉여르포르타주(글_양인모)

 

몇 년 전. 그러니깐 방송이 안 나오거나 이상한 방송이 그리 많지 않던 시절, 즐겨 보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KBS의 민생르뽀 다큐3’. ‘공감과 사람으로 세상을 본다라는 의도로 PD들은 수많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갔고, 이야길 끄집어냈다. 고속터미널, 남대문시장, 여자교도소, 남동공단 등에서 PD들이 본 72시간. 그 속의 사람들은 익숙하지만 낯선 우리 이웃이었다.

 

월간잉여 3. 익숙하지만 낯선 잉여들의 모습. ‘거짓말을 테마로 잡는다고 했을 때 걱정을 조금 했는데, 기고자들이 풀어낸 이야기를 듣자니 다큐3일 보는 기분이었다.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고백 하거나, 사회가 강요한 거짓말에 대한 분노 혹은 탐구까지. 익숙한 일상의 이야기지만, 텍스트로 접하니 낯설었다. 거짓말이라는 주제가 결국 진실된 모습을 보여준 것일까. 특히 조잉여의 글 중 잉여초딩에게 학습지 선생님이란?’에선 적지 않은 생각을 했다. 이 자리를 빌려 휴머니즘을 간직한 채 성장케 해준 수많은 학습지 선생님들께 감사함을 전한다.

 

(독자위원회 회의 결과) 월간잉여 3호의 베스트 글은 은랑의 역사 속 잉여:요잉여 편과 안윤모의 매슬로우와 잉여. 먼저 은랑의 글은 의미심장했다. 글은 괴벨스라는 인물이 찌질한 잉여로 남았을 때와 선전부장관으로 남았을 때의 간극을 제시하며, 모든 것은 결국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고 마무리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매우 절묘한 글이었다. 비록 총선 후 몇몇 분들이 멘붕을 경험했지만.


안윤모의 글은 잉여론의 성찰을 담고 있다. 그가 제시한 잉여의 개념은 대머리 아저씨 제레미 리프킨이 말한 잉여인간과 비슷한데,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을 통해 논지를 잘 전달했다. 이러다 언젠가 월간잉여 주최로 잉여론 학술대회가 열리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문화면이 살아나는 등 개선점을 보였다. 전지적 잉여시점의 영화리뷰, 음악리뷰 그 옛날 조국을 찾은 만큼은 아니겠지만 반가웠다. 필진과 인터뷰이 남녀 균형은 아직 부족하다. 이는 계속 두고 보겠다. 새롭게 시작한 코너 멘탈회복 프로젝트’. 앞으로가 기대된다. 수많은 월간잉여 불나방들의 고민과 거기에 대한 심리학 교수의 명쾌한 해답을 기대하는데, 참여가 필수다. 고민이 있으면 동네 납뜩이에게 가지 말고 월간잉여를 찾자.

 

거짓말이라는 테마를 잡고 진행한 월간잉여 3호가 보여준 가능성은 익숙한 현실을 낯설게 보여주는 민생르뽀, 아니 잉여르뽀 텍스트였다. 물론 르뽀라는 장르와 형식의 차이는 있지만, 그렇게 읽혔다. , 글들의 리듬감이 아쉬웠다. 글 하나 하나는 의미 있는데, 그것을 모아두고 전체적으로 봤을 땐, 리듬이 살지 못했다. 이는 월간잉여가 다양한 사람들의 기고글로 구성된다는 점에 기인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큐3일이 동일한 장소 서로 다른 사람들의 서로 다른 이야기 속에서 리듬을 뽑아내듯, 월간잉여도 가능하다. 봄도 됐겠다. 케이스 속 잠자는 우쿨렐레를 꺼내 치자.




※ 월간잉여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